2011년 6월 5일 폴란드 스카지스코 카미엔나라는 마을을 향해 열심히 페달을
밟고 있던 중, 길 위에서 우연히 자전거에 탄 한 폴란드인 아저씨를 만나게 되었다.
나도 영어가 서툰 편이지만, 아저씨의 영어는 나보다 더 서툴었다.
아저씨가 레스토랑에 가지 않겠느냐고 하셔서,
마침 허기가 졌던 참에 아저씨가 맛있는 걸 사주시려나보다 하고 따라 나서려는데,
근데 이 아저씨,
돈이 없으시단다.
형편이 많이 안 좋아지셨다고.
아니, 그럼 돈도 없으시면서 레스토랑에는 왜 가자고 하신 건지.
하지만 아저씨는 괜찮다며 레스토랑 주인에게 내 상황에 대해 설명하면
주인이 아마도 밥을 줄 거라고 하셨다.
나는 왠지 공짜음식을 구걸하는 듯한 기분이 들어 썩 내키지 않았고,
어색한 발걸음으로 쭈뼛쭈뼛 아저씨를 따라 레스토랑에 들어갔다.
주인 아주머니와 아저씨가 서로 아시는 사이셨는지까지는 잘 모르겠지만,
왠지 그래 보이지는 않았다.
아저씨의 짧은 설명을 듣고 난 주인 아주머니.
마치 나를 기다리기라도 했다는 듯이,
잠시의 고민도 없이 음식을 내오셨다.
나만 혼자 먹으려니 미안했는데,
아저씨는 식비를 아끼시려고 도시락을 싸서 다니신단다.
아저씨는 자신의 도시락마저도 나와 나누어 먹자고 하셨다.
식사를 마치고 아저씨가 더듬더듬 영어로 말씀하셨다.
God loves me.
And God loves you too.
나는 아저씨의 그 말을 들었을 때 머리가 띵 했다.
사람들은 흔히 가진 것이 없으면 도울 수도 없다고 생각을 한다.
하지만 길 위에서 수 많은 사람들의 도움을 받은 지금의 나는
가진 것이 있어서 누군가를 도울 수 있는 것이 아니라고 생각한다.
보다 중요한 것은 돕고자 하는 마음일 것이다.
내가 아저씨의 입장이었다면,
용기 내어 나 아닌 다른 누군가에게 음식을 제공해 주도록
아저씨처럼 주인에게 설명할 수 있을까?
그런 용기 낼 수 있을까?
그냥 지나치지는 않을까?
쉽지 않은 일이다. 주인이 도와줄지 안 도와줄지도 모르니까.
생각해보면 주저하지 않은 그 주인도 참 대단하다.
아저씨와 같은,
레스토랑 주인 아주머니와 같은,
그런 사람이 되고 싶다.
스카지스코 카미엔나
아저씨
레스토랑 직원
나왔던 음식
선해 보이시는 아저씨의 얼굴
아저씨의 도시락
식당 주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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