Q12. 자전거 여행 중 자전거와 관련해서 어떤 문제들이 있었나요?
A12.
자전거 여행을 하다보면 여러 가지 문제가 생깁니다.
언어의 문제, 자금의 문제, 숙박 결정의 문제, 자기 자신과의 싸움의 문제,
시간관리의 문제, 인간관계의 문제, 날씨의 문제, 낯선 환경에 적응하는 문제,
사진 동영상 정리 및 보관의 문제, 블로그 작성의 문제, 체력관리의 문제, 치안의 문제,
각종기기의 수명이 다 하거나 고장, 분실, 도난 등으로 인해 재구입 또는 수리의 문제 등,
문제만을 생각하면 끝이 없다고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3년간(2014년 5월 6일 현재 기준) 여행 중 자전거의 거의 모든 부위에서
고장이 났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로, 많은 문제에 부딪쳤습니다.
어떤 문제들이 있었는지, 아래 사례들을 정리해 보았습니다.
1. 펑크
자전거 여행을 할 때, 펑크는 밥 먹듯이 일어납니다.
슈발베 마라톤 플러스라는 타이어는 가격 대비 성능이 대단히 뛰어나기 때문에
듣기로는 5천 킬로미터 정도는 펑크 걱정 없이 달릴 수 있다고 합니다.
하지만 타이어라는 것도 소모품이기 때문에,
아무리 슈발베 마라톤 플러스라 해도 5천 킬로미터 이후에는 펑크가 납니다.
기억에 남는 펑크 사례들을 적어봅니다.
한 번은 팔레스타인에서 자전거에 달아둔 펌프를 누가 훔쳐갔습니다.
펌프를 구입하지 못한 채, 이스라엘의 사막을 여행하던 중에 펑크가 났습니다.
사막이라고 해도, 이스라엘에는 가끔씩 키부츠라는 조그만 마을이 있습니다.
펑크가 났던 곳에서 가장 가까웠던 키부츠는 시팀(Shitim)이라는 곳으로,
키부츠 중에서도 사람들이 몇 명 살지 않는 아주 작은 키부츠였습니다.
그 누구도 펌프를 가지고 있는 사람은 없었고,
전에 에어 컴프레셔가 하나 있었는데, 그마저도 고장났다고 하더군요.
그래서 펑크는 일단 때우고, 공기를 넣기 위해 바퀴를 분리 후,
아랫 동네 더 큰 키부츠(17km, Neot Smadar)까지 히치하이킹으로 가서,
공기를 주입한 후, 다시 돌아와서 여행을 계속했습니다.
한 번은 우루과이 미나스(Minas)라는 곳을 향해 달려가던 중 펑크가 났습니다.
주위의 물웅덩이에 튜브를 대고 어디에 펑크가 났는지 찾아보았습니다.
참고로 주위에 물이 없을 땐, 튜브에 공기를 넣고 귓가에 대고 돌리시다보면,
펑크가 난 곳에서 미세한 공기가 빠져나오는 것을 귀로 느끼실 수 있습니다.
펑크가 나면, 보통은 튜브에 펑크가 나는데,
밸브에 이상이 생긴 것은 태어나서 처음 있는 일이었습니다.
밸브에 손상이 간 곳을 어떻게 해서든 때워보려고 했지만 역부족이었습니다.
자전거랑 짐은 버스 정류장 뒤에 감추어 두고,
역시 히치하이킹으로 제일 가까운 마을에 가서 새 튜브를 하나 샀습니다.
우루과이 돈으로 350페소(한화 15000원 상당)이었는데,
그렇게 좋은 튜브도 아니고, 중국제품이었는데,
튜브 치고는 너무 비싼 것 아닌가 싶었습니다.
비싸더라도 여행을 계속하려면 어쩔 수 없었지만요.
비가 억수같이 내리던 날, 터키에서 유리파편에 펑크가 났습니다.
제 생각에는 비오는 날 펑크나기가 더 쉬운 것 같습니다.
가급적 물웅덩이를 피해다닌다고 하지만,
물웅덩이가 너무 크거나, 옆에서 차가 지나가는데,
내가 가는 길이 너무 좁을 경우, 바닥을 못 보고 가야 하는 경우가 생깁니다.
바로 그런 때 기다렸다는 듯이 펑크가 나곤 하지요.
보통은 펑크가 나더라도, 바람이 스르르 천천히 빠지기 마련인데,
한 번은 이스라엘에서 달리는데 갑자기 빡!하는 소리와 함께 펑크가 나더니,
불과 한 10여초만에 튜브 안의 공기가 전부 빠져버렸습니다.
무엇 때문에 그랬나 싶어 보았더니, 웬만한 못 크기만한 철사가 박혀버렸네요.
튜브도 구멍이 난 정도가 아니라 아예 찢어져 버렸고요.
터키에서 그리스 국경 넘어갈 때에 펑크가 나서 때우려는데,
왜 그랬는지 잘 때웠다고 생각했는데 여전히 바람이 새고 있어서,
가지고 있던 새 튜브로 아예 교체했습니다.
튜브 위에는 MADE IN PRC라고 쓰여져 있는데,
PRC가 어느 나라인가 싶었는데, People 's Republic of China의 약자더군요.
Made in China처럼 보이지 않기 위한 중국의 꼼수인가 봅니다.
펑크 때울 때는 당연히 짐을 모두 다 내려놓아야 하기 때문에
아무래도 좀 귀찮습니다.
2. 타이어
앞서 말씀드린 것처럼, 5천 킬로미터 정도 타면,
위의 사진처럼 타이어표면이 다 닳은 후, 파란색 내부가 드러납니다.
그때는 교체해 주어야 합니다.
이 사진은 몇 달 전에 찍은 사진입니다만,
여전히 교체하지 못했습니다.
교체하지 못한 이유는, 제가 지금 있는 남미에서 이 타이어를 구하기가
하늘의 별따기만큼이나 어렵기 때문입니다.
아르헨티나와 우루과이에서 이 잡듯이 찾아보았지만, 없었습니다.
어쩌다 구할 수 있으면, 또 가격이 너무 비쌉니다.
지금 있는 브라질에서 우리나라 돈으로 한 개에 10만원 또는 그 이상 한답니다.
앞뒤 두 개 다 바꾸면 20만원이 훌쩍 넘습니다!
한국에서는 한 개에 3만 5천원에서 4만원 정도 하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그렇다면 한국에서 누가 보내줘서, 여기 브라질에서 받으면 안 되는가 싶겠지만,
보내는 비용과, 받을 때 관세를 물 확률이 높기 때문에,
그렇게 되면 여기서 사는 것 이상의 비용을 지불하게 될 수도 있습니다.
아무 타이어로나 바꿀 수도 있겠지만,
그럼 얼마 못 가서 또 바꾸어 주어야 하기 때문에,
돈을 조금 더 주더라도 슈발베 마라톤 플러스를 쓰는 것이
더 먼 미래를 생각해 현명합니다.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는 지금의 상황이 안타깝습니다.
그렇다고 계속 타자니, 펑크는 물론이고,
너덜너덜한 타이어로 인해 사고가 나지는 않을지 그 또한 걱정이네요.
참고로 새 타이어는 표면이 이렇습니다.
이 사진은 그리스 여행할 때 발견한 것인데,
타이어 측면에 손상이 갔습니다.
처음엔 조그만 했던 홈이 점점 커져서,
안전사고로 번지지 않을까 많이 불안했기 때문에, 독일에 있을 때 교체하였던 것인데,
그동안 많이 달렸더니 지금의 타이어도 다시 너덜너덜해졌네요.
타이어 안의 파란색 선이 보일 정도로 타이어가 많이 노후되었지만,
최대한 버텨 보고자 타이어 안쪽에도 패치를 붙였습니다.
3. 브레이크
저는 디스크 브레이크를 쓰는데, 타고 다니면서 후회를 많이 했습니다.
수리가 상대적으로 어렵고, 부품비용 또한 부담스럽기 때문입니다.
그 때문에 자전거를 바꿔야 하나 수십 번도 더 생각했지만,
3년간 비가 오나 눈이 오나 늘 함께 지내온 자식 같은 자전거를 바꿀 수도 없습니다.
앞으로도 자전거 여행을 떠날 계획이 있으신 분은,
브레이크 고르실 때 참고하시기 바랍니다.
굳이 디스크 브레이크를 고집하신다면,
여행 전 블리딩(오일 주입)이나 패드 교체 방법을 미리 숙지해 두시는 것이 좋습니다.
블리딩과 패드 교체를 처음 해보는 미캐닉들이 세상에는 상당히 많기 때문입니다.
사진에서 위에 있는 건 새 브레이크 패드이고,
아래는 닳아서 납작해진 브레이크 패드입니다.
디스크 브레이크는 제조사별로 그리고 모델별로
브레이크 패드 모양이 다르기 때문에,
돈이 있어도 브레이크 패드 구하기가 어려운 경우가 많습니다.
또 브레이크 패드 가격이 은근히 비쌉니다.
요르단에 있을 때, 돈도 없었지만,
나라 전체에 제 브레이크 패드를 파는 곳이 없어서,
브레이크 없이, 신발 브레이크를 쓰는 웃지 못할 일이 있었습니다.
브레이크 패드는 무겁지 않기 때문에,
여분으로 가지고 다니시면 찾으러 돌아다닐 필요가 없어 좋습니다.
이제 보니, 사진 상의 장갑도 구멍이 송송 조금 낡기는 했네요.
캘리퍼가 비뚫어져 있는 경우, 브레이크 패드가 빨리 닳고,
디스크 로터까지 손상시키기 때문에, 캘리퍼의 중심을 수시로 잘 잡아주어야 합니다.
디스크 브레이크에도 두 가지 종류가 있습니다.
하나는 유압식, 다른 하나는 기계식입니다.
유압식은 기름으로, 기계식은 와이어로 브레이크를 작동시킵니다.
몬테네그로에서 앞 바퀴 브레이크를 기계식으로 교체하였습니다.
기계식은 유압식보다는 다운그레이드이지만,
브레이크 패드를 구하기가 쉽고 패드의 가격도 상대적으로 싸며,
수리 역시 쉽다는 장점이 있습니다.
위의 사진에서는 와이어가 끊어져 버린 문제가 발생해서,
짧은 와이어를 땡기고 땡겨서 버티고 버티다가,
결국 아르헨티나 부에노스 아이레스에서 와이어를 교체하였습니다.
4. 스포크
가장 많이 발생했던 문제 중 하나가 바로 스포크가 부러지는 것이었습니다.
심심하면 하나씩 부러지더군요.
신기한 일인지, 아니면 당연한 일인지,
앞바퀴의 스포크는 3년간 단 한 번도 부러진 적이 없습니다.
뒷바퀴는 세어보진 않았습니다만, 적어도 50차례 이상은 부러진 것 같습니다.
뒷바퀴의 스포크가 부러졌을 때는,
스포크 교체를 위해 카세트 셋을 풀러야 하기 때문에,
일이 복잡해져 상당히 귀찮습니다.
카세트 셋은 위의 사진을 말합니다.
카세트 셋을 풀기 위해선 위의 그림에서 보시다시피
카세트 셋을 풀기 위한 특별한 공구가 따로 필요합니다.
스포크가 매일 부러지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가지고 다니기에는 무겁습니다.
문제는 스포크가 한 번 부러지기 시작하면, 설령 부러진 스포크를 교환하더라도,
다른 스포크들도 하나 둘 부러지기 시작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때문에 결국에는 모든 스포크를 교체해 주어야 합니다.
뒷바퀴의 스포크가 부러지는 주된 이유는 대개가 무게 때문입니다.
뒷바퀴는 사람+짐 무게의 하중이 장난 아니기 때문에,
도로 상태가 좋지 않거나 하면, 부러지기가 쉽습니다.
권투선수가 체중감량에 신경을 쓰듯,
저도 늘 짐을 줄이려고 노력하지만, 뒤돌아보면 짐은 언제나 늘어만 갑니다.
부러진 스포크를 교환한 후에는, 휠이 좌우로 흔들리지 않고,
중간에서만 잘 돌아가도록, 스포크 장력을 잘 조절해 주어야 합니다.
스포크 장력 조절이라는 것이 말처럼 쉽지가 않습니다.
잘못 조절했다가는 멀쩡했던 스포크마저도 부러뜨리는 수가 있기 때문입니다.
저도 하도 스포크로 고생을 해서 장력 조절에 대해 공부해 보았지만,
여전히 제게는 불가사의의 영역입니다.
그것은 곧 스포크가 부러졌을 때마다, 누군가의 도움을 받아야 한다는 것을 의미입니다.
일반인들이 스포크 장력 조절을 잘 아는 분들은 드물고,
자전거 가게로 가야 하는데, 그것은 곧 지출을 의미합니다.
여행 중 지출을 줄이시려면, 미리 숙지해두시는 것이 좋습니다.
그리고 스포크에도 여러 가지 종류가 있는 것 같습니다.
중국제로 생각되는 여러 제품들을 써 보았습다만,
그런 것 썼다가는 스트레스 엄청 받습니다.
그러나 그런 것밖에 없는 경우가 상당히 많습니다.
어디까지나 제 생각입니다만, Double butted spokes라 알려진 스포크가
일반 스포크보다는 가격이 물론 더 나가지만, 더 튼튼한 것 같습니다.
어떤 사람들은 그저 무게만 더 가벼울 뿐이라고 주장하는 사람들도 있습니다.
대개는 검정색으로(검정색이라 해서 모두가 다 double butted은 아님)
스위스에서 제작하는 스포크로 알고 있습니다. 참고만 하십시오.
스포크는 부러질 것을 생각해 여분을 준비하시는 것이 좋습니다.
5. 체인
체인도 자주 끊어졌습니다.
체인이 끊어졌을 때는, 끊어져서 쓸모 없어진 부분을 떼어내고,
멀쩡한 부분들끼리 연결해 주어야 합니다.
위 사진에서 보이는 공구는 중국제인데,
가격도 쌌지만, 각종 드라이버는 물론, 체인 수리도 가능하고,
스포크 니플 렌치까지 있던 중국제답지 않은 멀티툴이었는데,
공항에서 짐으로 부쳤어야 했던 것을 깜빡 잊고 소지하고 있는 줄 몰랐다가,
안타깝지만 공항 검색대에서 위험하다는 이유로 압수당했습니다.
이 글을 읽으시는 분께선 부디 빼앗기는 일 없으시길 바랍니다.
체인 링크를 미리 준비하시면,
체인이 부러졌을 때 유용하게 쓰실 수 있습니다.
체인이 끊어지지 않도록 하기 위해선,
청소를 자주해서 체인 사이에 낀 이물질을 제거해야 하고,
비에 젖은 후에는 반드시 녹슬기 전 기름칠을 해주어야 합니다.
체인은 약 3000km 정도를 달리면 늘어난다고 합니다.
체인이 늘어난다는 것은 수명이 다 되었다는 의미이고,
늘어난 체인을 계속해서 쓰면, 크랭크 셋(앞 기어 톱니바퀴)과,
카세트 셋(뒤 기어 톱니바퀴)를 손상시키기 때문에,
체인만 바꾸어 주면 될 것을, 결국에는 크랭크 셋과 카세트 셋까지
모두 다 바꾸어야 하기 때문에, 지출이 장난 아니게 됩니다.
한 번은 체코에서 체인이 끊어져 고생하고 있었는데,
이 아저씨가 나타나시더니, 아저씨의 자전거에서 체인을 끊어서,
"야, 이거, 너 가져!"하시며 아저씨의 체인을 저한테 주시고는,
가시던 길을 걸어서 가시던 기억이 나네요.
5. 휠
터키 여행 중에 휠에 약간 금이 간 것을 발견했습니다.
휠을 교체하는 것이 마땅했겠지만,
주머니사정이 늘 어렵기 때문에 그냥 진행했습니다.
그랬더니 금은 점점 커져만 갔고,
스포크도 덩달아 하나 둘 부러져 나가기 시작하더군요.
결국 작은 금이었던게 구멍으로까지 번졌고,
휠은 앞뒤로만 굴러야 정상인데,
마치 도로에 S자를 그리듯, 좌우로 심하게 흔들리기 시작했으며,
도저히 여행을 계속하기는 어려운 상황에까지 이르렀습니다.
휠을 교체할 총알이 부족한 내 상황을 이해한 미캐닉은,
한 가지 번뜩이는(?) 아이디어를 냈습니다.
처음에는 마치 껌 같이 말랑말랑해서 쉽게 변형할 수 있지만,
일정시간이 지나면 돌처럼 딱딱해지는 재질을 이용해 구멍을 메우기로 한 것입니다.
잘 메워지긴 했지만, 과연 얼마나 버텨줄지 걱정이 되었습니다.
또 한 가지 단점은, 스포크의 니플까지 함께 고정되어 버려서,
스포크를 좌우로 움직여 장력을 조정할 수 없게 되어버렸다는 것입니다.
7. 드레일러
사진 속의 저 나뭇가지는 재연을 위해 나중에 갖다 댄 것입니다만,
사실 나뭇가지가 체인과 드레일러 사이에 끼여 있는 줄 모르고 있었는데,
힘주어 달리다가 드레일러를 프레임에 연결시켜 주는 부품이 그만 부러져 나가버렸습니다.
처참하게 두 동강이 나 버린 부품
저 멀리 뒤쪽에 있어야 할 드레일러가 제 집을 못 찾고 있는 모습
제 자전거에 맞는 부품을 찾는다는 것이 역시 쉬운 일이 아니었습니다.
문제는 크로아티아에서 발생했는데, 저 작은 부품 하나도 비싸고, 수리비용도 비싸더군요.
또 자전거 가게가 바빴는지, 별로 어려운 수리 같지는 않았지만,
바로 수리는 되지 않았고, 이틀이라는 시간이 걸렸습니다.
듣자 하니 저 부품은 처음부터 원래 잘 부러지도록 설계했다고 하더군요.
저게 부러지지 않으면, 더 비싼 드레일러가 부러지기 때문에,
드레일러를 보호하기 위해서, 저 부품이 희생해야 한다고 하네요.
사실인지는 모르겠습니다.
8. 그립
작열하는 태양 아래 뜨거운 날씨 탓인지, 아니면 손과의 마찰이 심해서인지,
위의 사진과 같았던 그립이 아래 사진과 같이 다 마모가 되어버렸습니다.
친구가 중국제 그립을 선물해 주었습니다.
지금은 저 중국제 그립도 만신창이가 되어버렸습니다만,
그립보다 더 우선적으로 교체해 할 것들이 많기 때문에,
선뜻 교체하지 못하고 있습니다.
9. 서스펜션
사실 제 자전거는 여행용이 아니라 MTB 즉, 산악용입니다.
분명 처음 선택이 잘못되었고, 장거리 여행에는 서스펜션이 필요 없다고
말씀하시는 분들도 많이 계십니다.
하지만 3년이라는 짧지 않은 시간을 함께 보내,
정이 들대로 들어버린 자식과 같은 자전거를 이제 와서 바꿀 수는 없습니다.
또 뒷바퀴와 달리 앞바퀴의 스포크가 단 한 번도 부러지지 않은 것은,
서스펜션이 어느 정도 역할을 한 것이 아닌가 짐작만 해봅니다.
문제는 자전거를 타고 달릴 때, 프론트 랙에 달린 패니어백이 흔들리면서
만들어내는 미세한 마찰로 인해, 서스펜션이 닳아서 없어지고 있었던 것입니다.
그대로 그냥 두었다가는 서스펜션이 다 닳아 흔적도 없이 사라져버릴까 두려워,
남는 튜브를 잘라서 덧대어 주었더니 괜찮아졌습니다.
동일한 문제가 리어 랙에도 일어나고 있어서,
같은 조치를 취해 주었습니다.
걱정이 되시는 분들은 여행 떠나시기 전에 미리 조치를 취하는 것이 좋습니다.
11. 크랭크 셋
톱니의 이가 나가버렸습니다.
원인은 모르겠지만, 체인이 이렇게 만들었을 가능성이 크고,
이것을 그대로 방치해두면 체인은 더 안 좋아질뿐더러,
뒤에 있는 카세트 셋까지 망가뜨릴 염려가 있습니다.
출혈은 크겠지만, 교체만이 답입니다.
12. 나사
이 부분은 명칭을 모르겠습니다만,
프레임과 랙(Rack)을 연결해주는 나사가 부러져 버렸습니다.
원인은 지나친 하중 때문으로 추측합니다.
줄이고 또 줄인다고 하는데도, 늘 무겁네요.
새로 말끔히 교체 한 이후의 모습입니다.
13. 자전거 외 기타 문제들
전 두 개의 자물쇠를 갖고 다닙니다.
하나는 흔히 말하는 4관절락으로, 자전거를 떠나 먼 곳으로 가야할 때 쓰고,
다른 하나는 번호락으로, 화장실 등을 다녀올 때, 5분 이내 돌아올 수 있을 때 씁니다.
그런데 그 번호락 와이어에 금이 가 있는 것을 발견했습니다.
도선생님의 탓인지, 시간이 지나면 저렇게 되는 것인지,
암튼 문제가 생겼으니 교체해야 할 것 같네요.
비포장 도로의 문제
문제가 있더라도 늘 웃으며 긍정적인 자세를 갖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자전거 바지는 왜 늘 무릎부터 찢어지는 걸까요?
저만 그런 건가요....
※ 마지막으로 고장을 일으키는 몇 가지 원인들
고장의 원인은 여러 가지가 있겠지만,
제 친구도 절망해버린 제 무거운 짐들이 가장 큰 원인이 아닐까 싶습니다.
줄이고 또 줄이는데, 짐은 늘 늘어나기만 합니다.
인생은 버리면서 사는 것임을 다시 한 번 깨닫습니다.
짐은 줄이고, 추억만 가슴 속에 간직해야 할 것 같습니다.
짐이 무거우면 자전거가 자주 넘어집니다.
넘어져서 자전거에 충격이 가해지면 당연히 좋을 리가 없겠지요.
주변에 벽이라도 있으면 기대어 놓으면 되는데,
벽이 늘 어디에나 있는 것은 아닙니다.
벌써 부러져나간 스탠드만 해도 몇 개인지...
한 번은 자전거가 넘어지면서,
태극기를 달아두었던 막대기가 두 동강이 나버렸습니다.
시베리아 횡단열차에 제 자전거를 실었던 모습입니다.
횡단열차 타기 전부터 자전거를 둘 공간이 기차 내에 있을까 심히 염려되었습니다.
다행히 공간은 있었습니다. 다만 무지 비좁을 뿐.
앞 바퀴는 분리한 상태입니다.
이렇게 비좁은 공간에 넣을 때 주의할 점은,
절대 다른 사람에게 맡겨서는 안 됩니다.
누가 도와주더라도, 내가 주도적으로 천천히 넣어야 합니다.
마구 억지로 집어넣다가, 자전거의 여러 부위가 손상될 가능성이 무척 큽니다.
저도 경험을 통해 깨달은 것입니다.
또 손상이 가지 않도록, 사이사이에 매트, 침낭, 텐트와 같은
완충재 역할을 할 수 있는 것을 맞대어주는 것이 좋습니다.
안 좋은 예입니다.....
여행 중에 늘 이런 길만 달릴 수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요?
하지만 현실에서는 이런 길이나 오프로드를 가야 하는 경우도
여행을 하다보면 생기기 마련입니다.
이런 길은 자전거에 무리를 주고,
결과적으로 고장을 가져오는 게 당연하겠지요.
사진은 러시아 블라디보스톡인데, 저런 길이 멀쩡한 길보다 더 많았습니다.
추운 날씨가 매년 아스팔트를 다 망가뜨린다고 하네요.
또 지금은 달라졌는지 모르겠지만, 러시아에는 자전거 경사로(슬로프)가
별로 없었고, 턱이 너무 높았기 때문에, 짐을 실은 자전거로 그 높은 턱을 올라간다거나,
내려가는 일은 상상할 수 없었습니다.
예상치 못했던 깊숙한 홀이 있을 수도 있고요.
써놓고 보니, 여행 중에 자전거와 관련해서 문제가 정말 많았네요.
사실은 더 많은 문제들이 있었는데, 이제 와서 사진을 찾으려니 잘 안 찾아집니다.
위에서 보신 것처럼 자전거 여행에 늘 낭만과 즐거움만 있는 것은 아닙니다.
문제들이 스트레스가 되기도 하지만, 여러 문제들을 하나 둘 해결해 나가면서,
한편으론 자전거에 대해 그동안 몰랐던 부분들을 알게 되어 기분이 좋기도 합니다.
부디 제가 겪었던 시행착오에 대해 적은 이 포스팅이,
앞으로 자전거 여행을 준비하시는 여러분들께선 같은 문제로 고생하시지 않고,
사전에 예방하시는데 조금이나마 도움이 될 수 있기를 진심으로 바랍니다.
앞으로 자전거 여행을 준비하시는 여러분들께선 같은 문제로 고생하시지 않고,
사전에 예방하시는데 조금이나마 도움이 될 수 있기를 진심으로 바랍니다.
늘 안전하고 즐거운 여행 되세요.
헉..대단하십니다.
답글삭제그냥 문제가 많이 있었다...는 것뿐이지요...
삭제멋지시네요 ^^; 안전하게 여행 잘 마치시길 바래요..지금은 어디 계신가요? 유럽쪽은 이미 지나치신 건가요?
답글삭제네, 유럽은 이미 지났고, 지금은 남미 브라질에 있습니다.
삭제정말 도움이 많이 되는 정보입니다. 감사합니다.
답글삭제도움이 되셨다니 다행입니다. 말씀 감사합니다.
삭제작성자가 댓글을 삭제했습니다.
답글삭제큰 도움이 되었습니다. 미리 이글을 봤었더라면 시베리아횡단열차 탈때 같이 실었을텐데요~ 저도 타고나서 저런공간이 있다는것을 알았거든요.
답글삭제Blog.naver.com/koko808 제 블로그에요.
친하게 지내요^^♥
도움이 되어서 다행이네요. 저는 시베리아 횡단열차를 비수기에 타서 빈 공간이 많았지만, 성수기에는 공간이 없을 수도 있을 것 같아요. 여행 마칠 때까지 재호씨의 모든 필요를 하나님께서 채워주실 거라 믿습니다. 끝까지 화이팅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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