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심이 가사 중에는 이런 부분이 있다.
해봐 해봐 실수해도 좋아. 넌 아직 어른이 아니니까.
어린이에게 도전정신을 심어준다는데 있어 참 좋은 가사이지만,
어른도 실수할 수 있는 건데.
언제 시간이 그렇게 빨리 흘렀는지,
나이는 어느덧 서른이 되어버린 나.
하지만 난 영원히 어린이고 싶은걸.
실수가 용납되는 세상이 되었으면 좋겠다.
우리가 사는 세상은 너무 살벌하다.
그 동안 아무리 잘해 왔어도,
실수 한 번 하면 끝장이 나는 상황을 많이 보게 된다.
이거 어디 무서워서 살 수가 있나?
이스라엘, 팔레스타인, 요르단의 사막을 여행할 때 걱정을 많이 했다.
사막에는 물도 없고, 밥도 없으니까. 물론 난 돈도 없고!
근데 우려와는 달리, 걱정할 일이 사실 별로 없었다.
사막에서 지나는 사람마다 내게 물었다.
너 물 있니?
너 밥 있니?
있다고 대답해도, 혹시 모르니까 더 가지고 있으라며,
물이고 밥이고 너나 할 것 없이 막 주는 것이다.
그래서인지, 아무 것도 없는 사막에서,
나는 단 한 번도 물과 음식을 걱정할 필요가 없었다.
그리고 만약 안 주면,
달라고 하면 된다.
구하라 그리하면 주실 것이요.
하지만 내가 도시에 가면 상황은 달라진다.
사람들은 바쁘다.
내게 물이 있는지,
밥이 있는지,
무슨 문제가 있는지,
아무도 관심이 없다.
관심은 있더라도, 굳이 다가오지는 않는다.
모른 체 한다.
내 목에 걸린 카메라를 보고 돈 있겠지 하고 안 온다.
그렇다고 카메라를 감추어
일부로 가난해 보이고 싶은 생각은 없다.
나는 가끔 우리가 사는 사회가,
어쩌면 사막보다도 더 한 또 다른 사막이 아닌가 싶다.
사막에는 늘 물이 부족하다.
언제 죽을지 아무도 모르고,
누가 죽어도 죽은지 모를 수도 있다.
그런 사막에서 살아남기 위해서는,
서로가 서로를 도와야만 한다.
그렇지 않고서는 모두가 죽기 때문이다.
사막에서는 사실 돈도 필요가 없다. 돈 쓸 가게도 없으니까.
사막보다 더 한 우리 사회 역시 마찬가지라는 생각이 든다.
우리의 이기심은 결국 우리 모두를 죽음으로 이끌 것이다.
돌아서야 한다.
물어보아야 한다.
물 있느냐고.
밥 있느냐고.
문제 있느냐고.
어른도 실수할 수 있다.
그 실수가 크던 작던.
하나님 아래선 할아버지도 한 어린이일뿐.
우리에게는 여유가 필요하다.
우리에게는 서로에 대한 관심이 필요하다.
모두 다 같이 살기 위해
나는 실수를 사랑한다.
사랑하기 어려울 때 많지만,
노력은 하고 싶다.
행복했던 어린 시절을 그리워 하는 스누피
댓글 없음:
댓글 쓰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