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3년 7월 1일 월요일




요 며칠 새 상당히 혼란스러웠다.
여행에 대한 고민이랍시고, 글을 하나 올린 것이, 메인에 뜨더니만,
조회수가 기하급수적으로 올라갔다. 지금은 거의 2만에 육박할 정도로.
블로그를 자주 그리고 잘 꾸미지도 못해서인지,
2년 동안의 블로그 총 방문자 수도 2만이 되지가 않는데,
불과 며칠 사이에 단 하나의 글의 조회수가 2만이라니.
인터넷의 위력을 다시 한 번 느끼게 되었다.
내 글에 논란의 여지가 있었는지, 글에 대해 찬반이 갈렸다.
사람의 마음은 참으로 간사한 것, 나를 응원해 주시는 분들께 분명 감사드리면서도,
나를 비판하시는 분들의 주장에는 순간 울컥했다. 억울한 마음도 들었다.
그런 분들의 주장에도 일리는 있다고 겸허히 받아들이는 것이 마땅했음에도,
그 울컥하고 억울한 마음에, 어리석게도 스스로가 악플이라 생각했던 글들에 열심히 감정적으로 반응하였다. 그들이 내 본 뜻을 알아주지 않는 것 같았기 때문에.
나의 억울한 감정은 폭발해버렸고, 그래, 너희들이 이기나 내가 이기나 어디 한 번 해 보자!
끝까지 한 번 가 보자! 결국에는 욕을 뛰어넘어 정말 해서는 안 되는 장문의 글을 써서,
나를 공격하고 있다고 생각했던 그들에게 퍼부어주고자 했다.

그런데 방금 전까지 잘 되던 인터넷이 갑자기 왜 안 되지?
아무리 다시 연결을 해보려 하는데도 안 되는 것 아닌가.
내 분에 못이겨 잠도 오지 않았다. 어서 내 본 뜻을 알려야 하는데.
그들이 틀렸음을 깨우쳐 주어야 하는데.

다음 날 아침 주일이었다.
어제 못 올린 그 글을 교회에 가기 전에는 올려야지 싶었다. 여전히 인터넷은 안 된다.
나는 왜 그 잘 되던 인터넷이 갑자기 끊긴 이유에 대해 직감적으로 깨닫게 되었다.
나는 하나님께서 개입하셨다고 본다.

너 그거 올리지 말라고.

그거 올린다고 해서 너의 억울함이 풀리는 것도 아니고,
어느 누구한테도 좋지 않은 거라고.

교회에 예배를 보러 갔다.
늘 부르던 찬양 한 구절 한 구절이 마치 내게 하시는 말씀과 같아서,
차마 목이 매어 평상시 같았으면 열심히 불렀을 찬양도 제대로 할 수 없었다.
예배시간 내내 창피하게도 눈물이 끝없이 흘러내렸다. 여러 가지 생각이 들며.

많이 늦었지만, 추했던 내 잘못에 대해 사과를 하고 싶었다.
하지만 내 사과의 진정성이 잘 전달될 것인가.
내가 그들에게 돌이킬 수 없는 너무 큰 상처를 주어버린 것은 아닌가.




이 자리를 빌어 저로 인해 상처를 받으신 분들께 진정으로 이 반성문을 드리고 싶습니다.
진심으로 죄송합니다. 세상에는 저와는 다른 생각을 가지신 분들이 분명 계심에도,
제가 자기변호 또는 자기합리화하기에 바빴다고 생각합니다.
저는 기본적으로 제가 지금 하고 있는 일에 어느 정도 자부심을 가지고 있습니다.
그런 저와 제 여행에 흠집을 내려 한다는 식으로 제가 잘못 판단하였습니다.
제 귀에 쓴소리들도, 제가 귀담아 들어야 한다고 뒤늦게나마 깨닫고 반성합니다.

덕분에 제가 사람들의 호의에 대해 감사한다고 생각은 하면서도,
정말 그랬나, 당연하다고 생각하지는 않았나,
다 시 한 번 호되게 꾸지람 듣는 좋은 기회였다고 생각합니다.
어리석었던 저를 부디 용서해 주십시오.
그 회초리, 감사합니다.
제가 잘못하였습니다.
더 낮아지겠습니다.
더 감사하겠습니다.
받은 사랑을 갚는다는 것이 분명 쉬운 일은 아니라는 것을 알지만,
조금씩이라도 갚아나갈 수 있는 사람 되도록 노력하겠습니다.

칭찬과 꾸중 모두 감사합니다.



김정환 드림 






댓글 없음:

댓글 쓰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