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세기 24:54~60
나에게는 여러 문제가 있다.
좋게 말해 신중, 나쁘게 말해 우물쭈물.
우물쭈물. 이거 좋지 않다.
아브라함의 종과 리브가에게는 하나님이 주신 약속이라는 공통된 확신이 있었기에,
지체하지 않을 수 있었다.
하나님의 약속이라 생각되는 것,
옳다고 생각되는 것 미룰 이유가 없다.
가령 나에게는 이상한 버릇이 있다.
시계가 2시 45분이면 3시부터 해야지!
정작 시간은 무심히 흘러가고, 3시 5분을 가리킨다.
미루고 싶은 귀차니즘이 또 다시 스물스물 기어올라온다.
그럼 또 나는 안 되겠다! 3시 10분부터 해야겠다. 하는 것이다.
2시 45분에 즉시 해야 한다 즉시.
우물쭈물 해서 얻는 것이 무엇인가?
없다.
아무 것도.
가령 쉼에 있어서도,
쉬어야 되는데...라고 생각하거나 중얼거릴 것 없다.
쉬어야 하면, 그냥 즉시 가서 쉬면 그만이다.
리브가
하나님의 약속에 대한 확신이 있었다는 것은 이해하지만,
가족들에 대한 미련도 없이 뒤도 돌아보지 않고 아브라함의 종을 따라가다니,
내가 가족의 입장이었다면 다소 서운했을 것 같기도.
그것과는 별개로, 요즘 젊은 세대들에게는 리브가와 같은 마음도 어느 정도는 필요하다고 본다.
따지는 게 많다.
그러다 보니 결혼시기도 놓치는 것 아닐까?
뭘 그렇게들 많이 따져야 하는 것인지.
결혼 안 해 본 내 입장에서 할 말이 아닐 수도 있지만,
철 없을 때 결혼한다는 것도 나쁘지 않은 것 같다.
리브가와 이삭이 하나님께서 맺어주셨다 해도,
때로는 의견이 충돌할 때도 분명히 있었을 것이다.
그냥 그러면서 사는 거라는 생각이 든다.
안타깝게도 난 물질적 부자가 되는 것에는 크게 관심이 없다.
돈 쫓아다닌다고 해서 부자가 될 것 같지도 않다.
마음이 부자라면 또 모를까.
태평한 생각인지 모르겠으나, 물질적 부자가 되는 것이 나의 길이라면,
하나님이 준비해주시고 채워주시리라 믿고, 안 채워주셔도 안 채워주시는 것이 내게는 더
베스트이기에 안 채워주실 거라 생각한다.
여행을 하며 많이 보고, 많이 느끼는 것도 좋지만,
가정을 갖는다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한 일이라는 생각이 많이 든다.
물론 내게 책임져야 할 가정이 있다면, 이렇게 세계일주 하기는 쉽지는 않겠지만.
딸이 있었으면 좋겠다.
얘기도 많이 들려주고 싶고.
함께 여행도 다니고 싶다.
사진도 많이 찍어 주고 싶고.
아내랑 자식이랑 자전거 여행 다니면서 캠핑하면 얼마나 좋을까 가끔씩 상상을 해본다.
정작 가족들은 캠핑을 싫어할 수도 있겠지만...
텐트 속에서 아들과 함께 꼭 붙어서 자도 좋을 것 같고.
경치 좋은 곳에서 맛있는 것도 같이 만들어 먹고.
물질적 부자만 할 수 있는 일이라 생각하지 않는다.
나의 리브가는 어디 있고,
리브가를 만났을 때,
나는 지체 없이 움켜쥔 것들을 버릴 수 있을까? 언제가 그 타이밍인가?
또 나와 하나님과의 관계에서, 과연 나는 리브가와 같은 믿음을 보여드릴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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