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3년 3월 17일 일요일

[우리말 바루기] ‘너무’를 너무 쓰지 맙시다



출처 중앙일보 [우리말 바루기] ‘너무’를 너무 쓰지 맙시다 




독자분께서 요즘 TV 출연자들이 ‘너무’를 남용하고 있다고 지적해 오셨다. ‘너무’ 하나로도 모자라 “너무 너무 좋아” “너무 너무 예쁘다” 등처럼 ‘너무’를 마구 쓰고 있다는 것이다.

옳으신 말씀이다. ‘너무’는 원래 “너무 어렵다” “너무 위험하다” “너무 멀다” 등처럼 부정적 의미와 어울려 쓰이는 말이기 때문에 긍정을 강조하는 말로 사용해선 안 된다.

“너무 크다”고 하면 커서 좋지 않다는 말이다. “너무 많다”도 마찬가지다. 많아서 좋지 않은 것이다. 이처럼 긍정적인 말도 ‘너무’가 붙으면 부정적인 뜻으로 변한다. “너무 예쁘다”고 하면 예뻐서 문제가 발생한다는 의미가 되는 셈이다.

우리말에서 긍정을 강조하는 어휘는 많다. ‘아주’ ‘정말’ ‘진짜’ ‘엄청’ ‘대단히’ ‘매우’ ‘무척’ 등 다양하다. 긍정을 강조하는 말에까지 ‘너무’를 남용한다면 이들 어휘는 언젠가 사라질 수밖에 없다. 얘기할 때 ‘너무’를 지나치게 사용하면 어휘력의 빈곤을 드러내기 때문에 말의 격도 현저히 떨어진다.

“정말 예쁘다” “진짜 맛있다” “엄청 크다” “아주 괜찮았어” “무척 기쁘다” “매우 착하다” 등 긍정을 강조하는 다양하고도 적절한 표현을 제쳐 놓고 어법에 맞지 않는 ‘너무’를 남용해선 안 된다. TV의 영향력을 고려해 특히 방송 출연자들은 이 점에 유념해야 한다.

배상복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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