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3년 3월 30일 토요일

친일, 죄, 인간의 무지와 나약한 의지, 그리고 십자가






물론 어떤 문제인가에 따라서도 다르겠지만, 

이미 일어난 과거의 문제에 대해, 


시간이 지날 수록 그 문제를 바라보는 나의 시각은, 


"그럴 수도 있었겠다"

라는 생각이 강해지는데,




어떤 사람들은 내가, 

"(현재나 미래에) 그래도 된다"

라고 생각하고 있다는냥 오해하는 것 같다.

나 역시도 "그래서는 안 된다"라고 생각하는 것은 물론이다.

다만 그럴 수 있겠다고 생각하는 나에게, 

그런 일을 한 자들과 한데 묶어서 의심의 눈초리를 보내면 곤란하다.

가령 일본이 전쟁을 일으킨 것은 명백한 잘못이고, 

우리나라를 돕기 위해 왔다는 식의 주장 역시 거짓이다. 

당시 일본 대다수의 국민들이 거짓에 선동되어 전쟁에 참여하였다 해도, 

일본이 저지른 만행에 대한 책임으로부터 

개개인의 국민들이 자유로워질 수 있는 것은 아니다. 

일본이 잘못하지 않았다는 것이 아니라, 

거짓에 선동된 일본인들에게 나는 다만 연민을 느낄 뿐이다. 



또 우리는 우리를 침략한 일본과 일본인들보다, 

어쩌면 동족이었던 우리를 배신해 

자신들 배불리기 바빴던 친일파를 더 증오하기도 한다. 

나 역시 파렴치했던 친일파의 행동들을 두둔하고 싶지는 않다. 

다만 친일파가 동족이어서 인간적으로 기분이 더 나쁠지는 모르겠으나, 

강한 자의 강력한 힘 앞에서 굴복하고 또는 협조까지 하는 것은 

어쩌면 지극히 자연스러운(?) 모습이다. 

이런 일은 시대와 장소를 불문하고 오늘날에도 어디서든 일어난다.



학교에서, 

직장에서, 

군대에서, 

어느 조직에서든. 

살아남는다는 핑계로.




내가 보는 친일은 별다른 게 친일이 아니다. 

상사가 시키는 짓이 불의하다는 것은 잘 알지만, 

먹고 살려면 협조해야 한다. 그게 바로 친일이다. 

넓게는 자신의 양심을 속이는 일이 친일이다. 다른 말로는 죄이다. 

나는 다만 그 죄 지을 수 있는 가능성에 대해 이해할 뿐이다. 


나 역시 살면서 친일 많이 했으니까! 


일본의 전쟁을, 친일파의 만행을, 새누리당을 옹호하지 않는다. 

인간의 무지와 나약한 의지가 안타까울 뿐이다. 

우리는 자신을 되돌아 보아야 한다. 

그동안 내가 저지른 친일은 무엇이었는지. 

그리고 우리가 다시는 친일하고 싶지 않다면 단단히 각오해야 한다. 

강한 자에게 얻어터질 각오를. 




나는 알고 있다. 

아무리 강해 보이는 자도 내가 믿는 하나님보다 강하지는 않다는 것을. 

하나님께는 심판하실 능력이 있고, 언젠가는 하실 것이다. 

언제 할 지 그것은 그 분 마음이다. 

심판은 하시겠지만, 심판을 좋아하는 분이라고 생각하지는 않는다. 

그랬다면 심판하시지 않고, 왜 모두 용서하시고 

무기력하게 십자가에 달려 돌아가셨겠나? 

극단적으로 말해 심판으로 해결할 수 있는 것은 아무 것도 없다. 

심판이라는 것은 우리가 할 수 있는 일도, 해야 할 일도 아니다. 

궁극적으로 우리가 할 수 있고 해야만 하는 일은, 

 분이 알려주신 대로 용서하고 사랑하는 일뿐이다. 




어려운 일이지만, 그게 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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