근황
1. 경제활동
경제적으로 자유롭지 않다보니, 여행 중 적더라도 돈벌이를 좀 할 수 없을까 하는 생각을 종종 했다. 악기라도 다룰 줄 알면, 사람들 많은 곳에서 음악을 연주하거나, 손재주가 좋으면 공예품 같은 것을 만들어 팔 수도 있는데, 안타깝지만 악기도 못 다루고, 손재주도 없다. 전부터 만나는 외국 사람들 이름을 종이에 한국어나 일본어로 써주고 팔면 어떨까 하는 아이디어가 있긴 했지만, 뭐 대단한 것도 아니고, 그런 걸 누가 살까 싶기도 했고, 무엇보다 문제는 숫기가 없어, 아이디어에서 그쳤을뿐 차마 한 번도 시도를 해보지 못하고 있었다. 그러다가 나름 용기를 내어 살타시의 광장에서 자리를 깔고 사람들 이름이나 그들이 원하는 문장을 써주고 약간의 돈을 벌었다. 정말이지 약간. 하지만 뭐 어차피 처음부터 큰 돈 벌고자 한 것도 아니기 때문에, 여행 중에 적지만 조금이라도 돈을 벌었다는 사실이 나름 뿌듯. 부탁받은 문장은, "우리 아들이 세상에서 최고", "늘 행복한 삶을 살기를"와 같은 것들이었다.
경제적으로 자유롭지 않다보니, 여행 중 적더라도 돈벌이를 좀 할 수 없을까 하는 생각을 종종 했다. 악기라도 다룰 줄 알면, 사람들 많은 곳에서 음악을 연주하거나, 손재주가 좋으면 공예품 같은 것을 만들어 팔 수도 있는데, 안타깝지만 악기도 못 다루고, 손재주도 없다. 전부터 만나는 외국 사람들 이름을 종이에 한국어나 일본어로 써주고 팔면 어떨까 하는 아이디어가 있긴 했지만, 뭐 대단한 것도 아니고, 그런 걸 누가 살까 싶기도 했고, 무엇보다 문제는 숫기가 없어, 아이디어에서 그쳤을뿐 차마 한 번도 시도를 해보지 못하고 있었다. 그러다가 나름 용기를 내어 살타시의 광장에서 자리를 깔고 사람들 이름이나 그들이 원하는 문장을 써주고 약간의 돈을 벌었다. 정말이지 약간. 하지만 뭐 어차피 처음부터 큰 돈 벌고자 한 것도 아니기 때문에, 여행 중에 적지만 조금이라도 돈을 벌었다는 사실이 나름 뿌듯. 부탁받은 문장은, "우리 아들이 세상에서 최고", "늘 행복한 삶을 살기를"와 같은 것들이었다.
2. 넷북
나는 물건을 한 번 쓰면 오래 쓰는 편이다. 대학원 졸업 이후, 큰 마음(?) 먹고 샀던 넷북. 그동안 지하철 안이나 어느 곳이든 앉을 수 있는 곳에서 번역할 때 요긴하게 썼다. 넷북이라 뭐 동영상 편집 등의 작업 같은 것은 꿈꿀 수 없었지만, 여행하는 동안에 사진이나 동영상 정리, 간단한 문서 작성하는데 많은 도움이 되었다. 넷북 치고는 많이 활용한 편이지만, 친한 친구 같았던 넷북이 최근에 운명하여서, 노트북 없이 여행 중. 사진과 동영상을 얼른 SD카드에서 옮겨서 외장하드든, 클라우드든 보내야 하는데, 외장하드도 가득 차버려서 이번에는 또 뭘 지울까 빈공간을 만드는데 매번 고심하는데다, 노트북도 없고 이 산골에는 인터넷도 없고, 인터넷이 있어도 느려서 클라우드에 보내지도 못하고 있다.
3. 처음으로 아프다
여행 시작한지 거의 4년이 되어가는데, 신기하게도 아픈 적이 거의 없었다. 배가 고픈 적은 많았지만 ; 음식 사진들을 보면 늘 잘 먹고 다니는 것 같지만, 밥이 없을 때는 찍을 사진 역시 없었기 때문에, 먹은 것만 모아놓고 보면 잘 먹고 다닌 것처럼 보일 수도 있다. 아무튼 그러다가 최근에 San Antonio de Los Cobres(해발 4000m 정도)라는 곳에서, 고산증으로 거의 매일 토하고, 병원을 내집 드나들 듯 하였다. 1m도 움직이기 버거울 정도. 그렇다고 병원에서 누워지낸 것은 아니고, 병원에 산소를 마시러 갔을 뿐. 다행히 아르헨티나는 병원도 산소도 무료이기 때문에, 금전적 부담은 덜었다. 단지 아프니까, 심리적으로 좀 많이 위축되고, 앞으로 여행을 잘 해나갈 수 있을지 자신도 없어지고. 하지만 이내 금방 고도에 적응해서, 해발 5000m Abra del Acay라는 곳을 넘어 낮은 곳으로 이동했고, 지금은 언제 그랬냐는 듯 다시 괜찮아졌다. 다시 배가 고프다는 말이다.
4. 할 말을 잃게 만든 아름다움
Abra del Acay에서 La Poma로 내려가는 곳은 숨이 막힐 정도로 아름다운 곳이었다. 실제로 고도가 높아서 숨이 막힌 것도 있었지만. 아름다운 것은 아름다웠지만, 정상 근처에서는 비나 눈도 내렸고, 절벽이 많았기 때문에, 조금만 잘못하면 천국행이 될 수도 있었는데, 안전히 내려온 것이 무엇보다 다행이다. 땅은 당연히 오프로드, 길이 유실된 곳이 많아, 차량은 통행금지. 길에 돌들이 무척 많았으며, 토양의 성질과 색이 시시각각 변하는 것을 육안으로도 확인할 수 있었다. 강도 여덟 번 정도는 건넜던 것 같고, 모래가 많은 곳을 지날 때는, 마치 눈밭에서 자전거를 타는 기분이 들었다. 오프로드에서 하루종일 얼마나 통통거리며 내려왔는지, 아랫마을에 와보니 드레일러 연결 부품이 완전히 부러져버렸다. 다행이 시골 자전거 가게에 부품이 있어 지금은 수리가 된 상태. 수명을 다하거나 고장나는 게 늘어나 걱정이 태산이다. 한편 아르헨티나는 이번이 세 번째 방문인데, 땅이 넓은 만큼 파타고니아, 이과수 폭포, 안데스 산맥, 그리고 이곳 살타, 후후이 등 아름다운 곳이 정말 많다는 느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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