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 전에 아르헨티나 친구들을 만나서 느낀 점
친구들은 한 동안 배낭 여행을 하다가 얼마 전에 자전거 여행으로 전향(?)한 케이스. 지금 내가 있는 에콰도르의 아마조니아는 우기여서 "또?"라는 말이 절로 나올 정도로 매일매일 지겹도록 비가 많이 내리기 때문에, 자전거 여행시 방수가 되는 패니어백은 거의 필수적이라 할 수 있다. 남미에서는 사실 제대로 된 방수 패니어백을 구한다는 것도 쉽지 않지만, 구하려고 노력하기 보다는 처음부터 아예 말통으로 자체 제작하는 경우가 많다.
이 아르헨티나 친구들도 마찬가지였는데, 만들고 있는 모습을 옆에서 보고 있자니 너무 엉성해서 여기 저기로 물이 다 들어갈 것 같았다. 만약 내가 만들었다면 이왕이면 제대로 만들자는 욕심에 이것저것 완벽주의를 추구하다가, 제풀에 지쳐 아마 자포자기했을 게 뻔하다. 나는 사실 그 친구들이 잘 만들었다, 잘 못 만들었다는 것보다도, 그렇게 엉성하지만, 만드는 과정을 즐기고 있다는 사실이 조금 부럽기도 했다. 그리고 '맞아, 저게 바로 아르헨티나의 모습이지!!'라는 생각이 들었더라는.
만약 한국 사람이 그런 걸 만든다고 했을 때, 웬만큼 잘 만들지 않았다면, 아마도 주위 한국 사람들의 반응은 이랬을 것이다. "왜 거지처럼 하고 다녀? 그냥 웬만하면 하나 사지." 실제로 유럽의 자전거 여행자들이나, 한국의 여행자들을 보면 "나, 갖출 것 다 갖췄다"는 식이 많다. 그리고 여행을 떠나고는 싶은데, 원하는 장비를 갖추지 못해 못 떠난다 거나, 장비를 갖출 만큼의 여력이 안 되는 자신의 처지가 한탄스러워 울고 있다든가 뭐 그런 일도 흔하다. 하지만 남미 애들은 우리 눈에 아무리 거지처럼 보여도, 남들 시선 같은 건 별로 상관이 없다. 자기만 좋으면 그만인 것이다.
나 같은 경우에도, 상대적으로 이미 많은 걸 가지고 있는데도, 더 가지지 못해, 불만을 토로하는 일이 많다. 사실 가지고 있는 것이나 잘 활용할 필요가 있다.
물론 제값을 하는 좋은 물건을 사서 오래 쓰면 그건 그것대로 좋은 것이다. 다만 중요한 것은 어느 쪽이 되었든 즐겨야지, 굳이 남들 시선 신경 써서 스트레스받을 필요는 없다는 것이다.
물론 제값을 하는 좋은 물건을 사서 오래 쓰면 그건 그것대로 좋은 것이다. 다만 중요한 것은 어느 쪽이 되었든 즐겨야지, 굳이 남들 시선 신경 써서 스트레스받을 필요는 없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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