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구상에서 아르헨티나만큼 배가 터지도록 질 좋은 소고기를 먹을 수 있는 곳이 또 있을까? 한 번은 아르헨티나의 라다 틸리라는 곳에서, 어느날 달밤에 여러 친구들과 바깥에서 차가운 공기를 마시며, 맛있게 구워진 아르헨티나의 소고기 아사도를 나누어 먹은 적이 있다. 소고기와 감자, 고구마, 양파 등을 함께 구워서 먹었는데, 먹을 때는 포크나 칼을 이용하지 않고 다소 야만인처럼 무식하게 소리를 쩝쩝 내며 맨손으로 먹었다. 사실 먹을 당시에는 맛있기는 했지만, 정말 최고로 맛있다고 느끼지는 못했다. 그냥 맛있었다는 정도였을 뿐. 그리고 아사도의 문제는 먹을 때는 맛있어서 허겁지겁 먹게 되는데, 다 먹고나서는, 몰려오는 포만감 때문에 다소 부담스러운 측면이 있다. 한국에 있을 때는 스스로가 김치를 그렇게 즐겨먹는 편이라고 생각하지 않았는데, 사실 아사도의 그런 부담스러운 부분을 바로 김치가 채워줄 수 있다. 한편, 자전거로 여행하면 늘 허기가 진다. 아르헨티나를 떠나서 어디선가 굉장히 심심한 길을 달리고 있었고, 역시나 허기가 진 상태였는데, 라다 틸리에서 친구들과 쩝쩝 소리를 내며 맛있게 먹었던 바로 그 아사도가 자꾸 상상이 되고, 그 쩝쩝 소리가 귀에 들려와서, 그렇게 고문일 수가 없었다는. 그런 아사도, 내 평생에 언제 또 다시 한 번 맛볼 수 있을런지...그리고 아르헨티나 친구들은 Fernet이라는 술과 콜라를 섞은 후, 얼음을 넣어 마시는데, 어떤 때는 그 향과 맛도 눈물이 나도록 그립고. 파타고니아처럼 추운 곳에서 정답게 나눠마시곤 했던 마테 차도 그립구나.
2016년 2월 17일 수요일
2015년 12월 4일 금요일
얼마 전에 아르헨티나 친구들을 만나서 느낀 점
얼마 전에 아르헨티나 친구들을 만나서 느낀 점
친구들은 한 동안 배낭 여행을 하다가 얼마 전에 자전거 여행으로 전향(?)한 케이스. 지금 내가 있는 에콰도르의 아마조니아는 우기여서 "또?"라는 말이 절로 나올 정도로 매일매일 지겹도록 비가 많이 내리기 때문에, 자전거 여행시 방수가 되는 패니어백은 거의 필수적이라 할 수 있다. 남미에서는 사실 제대로 된 방수 패니어백을 구한다는 것도 쉽지 않지만, 구하려고 노력하기 보다는 처음부터 아예 말통으로 자체 제작하는 경우가 많다.
이 아르헨티나 친구들도 마찬가지였는데, 만들고 있는 모습을 옆에서 보고 있자니 너무 엉성해서 여기 저기로 물이 다 들어갈 것 같았다. 만약 내가 만들었다면 이왕이면 제대로 만들자는 욕심에 이것저것 완벽주의를 추구하다가, 제풀에 지쳐 아마 자포자기했을 게 뻔하다. 나는 사실 그 친구들이 잘 만들었다, 잘 못 만들었다는 것보다도, 그렇게 엉성하지만, 만드는 과정을 즐기고 있다는 사실이 조금 부럽기도 했다. 그리고 '맞아, 저게 바로 아르헨티나의 모습이지!!'라는 생각이 들었더라는.
만약 한국 사람이 그런 걸 만든다고 했을 때, 웬만큼 잘 만들지 않았다면, 아마도 주위 한국 사람들의 반응은 이랬을 것이다. "왜 거지처럼 하고 다녀? 그냥 웬만하면 하나 사지." 실제로 유럽의 자전거 여행자들이나, 한국의 여행자들을 보면 "나, 갖출 것 다 갖췄다"는 식이 많다. 그리고 여행을 떠나고는 싶은데, 원하는 장비를 갖추지 못해 못 떠난다 거나, 장비를 갖출 만큼의 여력이 안 되는 자신의 처지가 한탄스러워 울고 있다든가 뭐 그런 일도 흔하다. 하지만 남미 애들은 우리 눈에 아무리 거지처럼 보여도, 남들 시선 같은 건 별로 상관이 없다. 자기만 좋으면 그만인 것이다.
나 같은 경우에도, 상대적으로 이미 많은 걸 가지고 있는데도, 더 가지지 못해, 불만을 토로하는 일이 많다. 사실 가지고 있는 것이나 잘 활용할 필요가 있다.
물론 제값을 하는 좋은 물건을 사서 오래 쓰면 그건 그것대로 좋은 것이다. 다만 중요한 것은 어느 쪽이 되었든 즐겨야지, 굳이 남들 시선 신경 써서 스트레스받을 필요는 없다는 것이다.
물론 제값을 하는 좋은 물건을 사서 오래 쓰면 그건 그것대로 좋은 것이다. 다만 중요한 것은 어느 쪽이 되었든 즐겨야지, 굳이 남들 시선 신경 써서 스트레스받을 필요는 없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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