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3년 7월 12일 금요일

스튜어디스에게 음식 얻기





아르헨티나의 우수아이아로 날아가고 있는 중이다.
저렴한(실은 내게는 값비싼) 항공권을 구매했기 때문에,
자주 환승을 해야 하고, 다음 비행기를 타기까지 환승대기시간 또한 길다.
비행기 안에서 사람들이 식사 후에 음식이 맛이 없었는지, 
음식을 버리는 모습이 무척 안타까웠다.
여행 중 만난 많은 친구들이 내게 이렇게 말했다.

"여행하다가 너무 배가 고프면, 아무 식당이나 들어가서, 음식을 좀 달라고 해봐.
그 분들 음식 팔지 못하면, 다 버려야 하니까. 차라리 너한테 버리는 게 낫다."고.

하지만 2년이 넘도록 여행하는 동안, 배가 고팠던 적은 물론 많았지만. 
단 한 차례도 시도해 본 적은 없었다. 
그 이유로는 공짜로 음식을 구걸한다는 것이 우선 창피했고,
공짜음식을 요구할 만한 배짱(?)도 없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번에 비행기 안에서 시도해 보았다. 
아무도 먹지 않고 남은 음식을 버리느니, 차라리 내가 먹는 것이 낫겠다는 판단에서였다.
지금은 전혀 부끄럽게 생각하지 않는다. 그리고 순간은 얼마든지 부끄러울 수 있다.
사람들의 거지니 뭐니 하는 그런 시선 신경쓰지 않는다. 
음식은 여전히 먹을 수 있을 상태로 맛있었고, 
나 이외에는 아무도 그 음식을 원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적어도 나는 나 자신과 지구를 위해 좋은 일을 했다. 그거면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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