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년 2월 19일 수요일

겸연쩍은 웃음




외국에서 느끼는 문화차이에는 여러 가지가 있겠지만, 
하나가 겸연쩍은 웃음이 통하지 않을 때가 있다는 것이다.
번은 A나라에서, 나보다 연세가 많으신 분이 한국식당에 가자고 하셨다. 외국에서 외국인이 한국식당에 가자고 하는 경우, 실제로 가보면 열에 아홉은 한국식당이 아니라, 대부분 중국식당인 경우가 많다.
정말 확실하냐고 물으니 확실하단다. 그런데 정작 가보면 중국식당....

어쨌든 분이 한국식당으로 초대하셨을 , 나에게는 한국식당이라는 곳에서 밥을 사먹을 돈이 충분치 않았고, 그분이 초대하셨으니까 그분이 내신다는 말씀이신지 확신은 서지 않았다. 외국에서도 나이나 지위가 높으신 분이 식사를 대접하는 경우가 있긴 하지만, 아무래도 내가 느끼기에는 한국처럼 심하지는 않은 같다. 

그래서 겸연쩍은 웃음을 지으며, 사주시는 거냐고 물었더니, 약간 화가 나신 기색으로 당연히 나도 돈을 내야 한다고. 그분이 돈이 없어서 사주겠다고 하실 정도로 가난하신 분은 아니다. 잘은 모르겠지만, 내가 웃으면서 사주시는 거냐고 그분께 물었던 것이 언뜻 그분에게 비굴하게 비추어졌을 수도 있다. 웃는 웃는 아니라는 말이 있듯이, 공짜밥을 먹게 것이 기뻐서 웃은 아니라, 밥값을 내지 못하게 것이 미안해서 웃었을 뿐인데, 그분은 그런 웃음을 오해하신 것이 아닌가 싶다. 그런데 그런 일이 종종 있다. 그래서 이후로는 미안할 웃지 않으려 노력한다. 물론 습관이라는 것이 그렇게 쉽게 고쳐지지는 않지만.



댓글 없음:

댓글 쓰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