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우초는 남미의 카우보이라 이해하면 될 것 같다.
우루과이의 타쿠아렘보에서는 파트리아 가우차(Patria Gaucha)라 하여,
매년 우루과이 전국의 가우초들이 말을 몰고,
타쿠아렘보에 모여 대대적으로 큰 축제를 가진다.
우연히 타쿠아렘보로 향하던 길에 가우초들을 만나,
며칠간 함께 여행하며 가우초들의 삶을 밀착취재할 수 있는 행운을
누렸다.
때론 한 가우초 아저씨가 내 자전거를 타셨고,
나는 그 아저씨의 말을 타고
30km 정도 걷고 달려, 가우초 체험을 해보기도 했다.
여행하던 가우초들은 한 사람당 말을 두 마리씩 데리고 다녔다.
타던 말이 지치면, 다른
말로 갈아타기 위함이다.
당연한 말이지만, 장시간
말을 타고 달린다는 것이 절대 쉬운 일이 아니다.
느린 속도로 잠시만 말을 타도, 오장육부가
흔들리는 느낌이 든다.
말을 타고 가는 시간이 길어질수록,
허벅지 및 허리에 무리가 오기 시작한다.
느리게 가는데도 그 정도인데, 어떻게
빨리 달릴 수 있는 것인지 신기하기만 했다.
말이 걷거나 달릴 때마다, 당연히
몸이 위아래로 흔들리는데,
그 때마다 내 몸이 말의 등을 찍어내리는 것 같아, 말에게 무척이나 미안했다.
하지만 내가 미안해 한다고 해서,
말이 내 마음을 알아줄리 만무하고,
목적지까지 가는 동안, 말과
호흡을 잘 맞추어야겠다는 생각뿐이었다.
말 위에서 바라본 세상은 그야말로 환상적이었다.
시시각각 변하는 풍경들, 우루과이
어디에나 펼쳐진 지평선,
맑개 개인 하늘, 때로는
차들이 달리는 도로를 달리기도 하였고,
덤불 속 물웅덩이를 헤쳐나가기도 했다.
말들의 육중한 체격에 비해, 말들의
네 다리는 가냘프기만 하다.
어떻게 그렇게 풀 조금 먹고 그 가냘픈 다리로 거대한 몸을 지탱할
수 있으며,
그리 큰 힘을 낼 수 있는 것인지,
경이롭지 아니하다 할 수 없다.
말 위에서 든 생각 중, 동서양의
말문화는 어느 쪽이 더 발전되었던 것인지,
그 영향관계는 어떠했는지, 특히
우리나라에서 과거에 말을 부리는 문화 등은 어떠했는지,
궁금증이 꼬리에 꼬리를 물었다.
그러고보니 자전거여행이라고는 하지만, 그동안 자전거 외에도,
자전거, 말, 각종 자동차, 배, 기차, 비행기 등 여러 교통수단을 이용해 본 것 같다.
가우초들과의 여행 중 여러 목장에 들러서 캠핑을 자주 하였고,
맛있는 음식을 나누어 먹었다. 그
중 기억에 남는 것은 소의 중요 부위.
먹기 전에 가르쳐 주지 않고, 다
먹고나서야 가르쳐주어서,
처음에는 그게 무엇인지 잘 몰랐다는.
타쿠아렘보에 도착해보니, 우루과이
전국에서 모인 수천 마리의 말들을 볼 수 있었다.
모든 말들이 타쿠아렘보 시내를 달리는 퍼레이드는 그야말로 장관이었다.
태어난 이후로 한 번에 그렇게나 많은 말들은 본 것은 처음 있는
일이었다.
가우초들의 출신을 나타내는 국기,
여성들의 드레스, 모자, 스카프, 모자에 달린 문양,
말들의 안장, 담배를
피우지도 않으면서 한 손에 담배개비를 들고 잔뜩 멋을 부리는 경찰들,
말에 탄 아이들, 아빠와
엄마와 탄 아이들, 장애인들, 말을 몰 때 지르는 소리들,
관중들의 응원 및 화답, 친구를
발견하고 반갑게 손을 흔드는 소녀,
그 와중에 아이스크림 및 간식을 팔러다니는 사람들, 그치지 않는 말발굽 소리,
앞으로 타는 게 평범하고 재미가 없는지 뒤로 타는 아이, 여기 저기 쳐진 텐트들.
모든 것이 내게는 진풍경이었다.
아래 동영상은 함께 여행했던 가우초 중 가장 어렸던 마우로라는 소년인데,
5살 때부터 이 여행을
시작해, 지금은 10살이 되었단다.
마우로 앞에 계신 분은 마우로의 할아버지이신데, 올해 연세가 71세 되셨다고 한다.
71세의 할아버지 가우초와 10살 꼬마 가우초가 함께 하는 여행,
대단하기도 하고, 부럽기도
하고.
말을 몰고 여행하는 꼬마 가우초 마우로에게 가우초의 노래를 한 곡
부탁해 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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