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번은 이바라라는 곳에서 산 파블로라는 호수에 놀러갔다 온 적이 있다. 산 파블로 호수에 가기 위해선 이바라에서 오타발로에 가서, 다른 버스로 갈아타고 호수로 가야 한다. 버스비는 90센트 정도 된다. 90센트를 내고, 산 파블로 호수로 가서 구경하고, 다시 이바라로 돌아가려는데, 중간에 오타발로에서 버스를 갈아탈 것 없이, 이바라까지 바로 가는 버스가 있는 모양이었다. 그래서 기사에게 요금이 얼마냐고 물어보니, 1달러라고 하더만, 금새 다시 말을 바꿔 1달러 50센트라는 것이다. 얼마 안 되는 돈이기는 했지만, 기사가 내게 바가지를 씌우려는 게 눈에 딱 보였다. 그런데 승객 중 아주머니 한 분이 말씀하시기를, 기사 말은 거짓말이라면서, 90센트만 내면 된다고 알려주셨다. 버스에는 기사가 있고, 요금을 받는 사람이 따로 있는데, 요금을 받는 사람이 내게 왔을 때, 아주머니가 왜 바가지를 씌우느냐고 내 대신 막 따지시면서, 원래 요금인 90센트만 받으라고 하시는 것이다. 사실 자기 일 아니면, 굳이 신경 안 쓰고 사는 세상인데, 아주 강력하고 단호하게 내 편을 들어주시는 아주머니의 모습에 나도 모르게 홀딱 반해버렸다. 아주머니가 어느 정도의 교육을 받으셨는지, 부자인지 가난한 분이신지 나는 모른다. 하지만 우리 사는 세상에는 아주머니처럼 양심적인 사람들이 있어 아직은 살만 한 것인지도.
2016년 2월 17일 수요일
친절한 에콰도르인 (1)
한 번은 이바라라는 곳에서 산 파블로라는 호수에 놀러갔다 온 적이 있다. 산 파블로 호수에 가기 위해선 이바라에서 오타발로에 가서, 다른 버스로 갈아타고 호수로 가야 한다. 버스비는 90센트 정도 된다. 90센트를 내고, 산 파블로 호수로 가서 구경하고, 다시 이바라로 돌아가려는데, 중간에 오타발로에서 버스를 갈아탈 것 없이, 이바라까지 바로 가는 버스가 있는 모양이었다. 그래서 기사에게 요금이 얼마냐고 물어보니, 1달러라고 하더만, 금새 다시 말을 바꿔 1달러 50센트라는 것이다. 얼마 안 되는 돈이기는 했지만, 기사가 내게 바가지를 씌우려는 게 눈에 딱 보였다. 그런데 승객 중 아주머니 한 분이 말씀하시기를, 기사 말은 거짓말이라면서, 90센트만 내면 된다고 알려주셨다. 버스에는 기사가 있고, 요금을 받는 사람이 따로 있는데, 요금을 받는 사람이 내게 왔을 때, 아주머니가 왜 바가지를 씌우느냐고 내 대신 막 따지시면서, 원래 요금인 90센트만 받으라고 하시는 것이다. 사실 자기 일 아니면, 굳이 신경 안 쓰고 사는 세상인데, 아주 강력하고 단호하게 내 편을 들어주시는 아주머니의 모습에 나도 모르게 홀딱 반해버렸다. 아주머니가 어느 정도의 교육을 받으셨는지, 부자인지 가난한 분이신지 나는 모른다. 하지만 우리 사는 세상에는 아주머니처럼 양심적인 사람들이 있어 아직은 살만 한 것인지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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