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끔 외국인 친구들이 내게 묻는다.
얼굴만 보고 중국인인지, 한국인인지, 일본인인지 구별이 가느냐고.
솔직히 말해서 나는 구분이 잘 안 간다.
패션을 통해서 짐작은 해보지만, 그
짐작이 틀릴 때도 많다.
한 예로 터키에서 아시아인으로 보이는 관광객들을 만나,
나는 그들이 중국인이 아닐까 생각했고, 그들은 내가 일본인인 줄 알았는데,
나중에
대화를 나누어보니 우리는 모두 한국인이었다.
그리스의 한 샌드위치 가게에서 카리나라는 친구를 만났다.
내가 한국인이 아닌지 묻길래, 맞다고
했다.
내 얼굴에 한국인라고 쓰여져 있는 것도 아닌데,
카리나는 내가 한국인이라는 사실을 어떻게 안 걸까?
같은 한국인들도 한국인으로 알아봐주지 않는데. 내가 신기해 하자,
카리나는 확신에 찬 눈빛으로
"넌 일본인도 아니고, 중국인도
아니야.
네 얼굴은 분명한 한국인이야!!!"라는
것 아닌가.
카리나는 (정작 한국인들은
재미없어 하는) 한국 드라마 팬이었고,
한국어를 열심히 공부한
노트도 내게보여주었다.
샌드위치도
무료란다. 왜냐면 내가 한국인이라서.
그리스 경제사정도 좋지 않은데, 무료로
샌드위치를 주어서 미안하기도 고맙기도 했다.
살다보면 한국인이라서 득보는 일들도 가끔 이렇게 일어난다.
그 이후로 카리나와 많은 대화를 나누지는 못했지만, 카리나의 이름을 잊을 수는 없다.
왜냐 하면 카리나는 내가 무슨 글을 올리든, 올리기가 무섭게 꼬박꼬박 열심히
[좋아요!]를 눌러주기 때문이다.
카리나는 내가
쓴 글을 이해하고 정말 좋아서 [좋아요!]를 누르는 걸까,
아니면 그냥 습관적으로 [좋아요!]를 누르는 걸까?
어느 쪽이든 정말 지치지도 않고 열심히 [좋아요!]를 눌러준다.
짐작컨데, 카리나는 아마도 이 글에도 [좋아요!]를 눌러줄 것 같다.
이 글을 이해하고 [좋아요!]를 누르는 것이라면 뭔가 코멘트가 달리겠지?
외국인들을 러시아에서 처음 보았을 때는 어색하였는데,
이제는 그 어색함이 많이 줄어들었다.
가끔 내가 한국인이라는 사실을 잊어버릴 때도 있다.
그러다가 얘기를 나누는 상대방의 눈이 지나치게(?) 크고,
상대방은 그냥
단순히 눈을 뜨고 있을 뿐인데, 그 눈이 마치 화를 내고 있는 것처럼 느껴져서,
비로소 내가 지금 외국인과 함께 있다는 사실을 떠올리게 한다.
비로소 내가 지금 외국인과 함께 있다는 사실을 떠올리게 한다.
또 외국인들이 내 앞에서 이야기를 나누고 있는데, 거의 그 내용을
알아들을 수 없을 때는,
내가 지금 자막 없는 3D영화를 보고 있나? 싶기도 하다.
내가 지금 자막 없는 3D영화를 보고 있나? 싶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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