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전거 여행은 좋은 점도 많지만, 그렇지 않은 점들도 있다.
특히 내가 별로 좋아하지 않는 것은, 내 의지와는 관계 없이,
1. 로드킬 당한 동물들을 보게 된다는 것.
어제는 거짓말 보태지 않고, 적어도 수십 마리는 본 것 같다.
경우에 따라서는 (원하지 않더라도) 고속도로로 달려야 할 경우가 있는데,
(유일한 길이 고속도로뿐이기 때문에)
2. 무한대의 대형 트럭들이 내는 굉음을 고속도로를 벗어날 때까지는 계속 듣고 있어야 한다는 것.
3. 또 갓길 없는 터널도 스트레스를 준다.
갓길 없는 터널에서 달리고 있으면 그 좁은 터널 속에서 나의 존재가 운전자들을 크게 불안케 하고, 방해하기 때문이다. (내가 원해서 그런 것은 아니지만)
가끔 경사가 진 터널이 있는데, 오로막 터널은 터널을 빠져나가기까지의 시간이 상대적으로 더 오래 걸려서 빨리 나가고 싶은데, 못 나가서 답답하고, 내리막 터널은 내리막 특성 상 터널 안에서 가속도가 붙는데, 그 상황에 혹시 넘어지기라도 하면, 큰 사고로 이어질 수 있기 때문에 불안하다. 어제는 100km 정도 달리면서, 로드킬 당한 수십 마리의 동물들, 자동차 소음, 터널 모두를 경험하는 힘겨운 하루였다.
가끔은 인간이 만든 것 중 무엇 하나 선한 것 없다는 생각이 든다. 자동차를 발명하여 삶이 편해진 것은 사실이나, 그로 인한 폐해 또한 크다. 쓰레기도 마찬가지다. 거리가 깨끗한 나라에서 온 사람들은 거리가 지저분한 나라를 다닐 때, 거리가 지저분하다며 불만을 토로할 수는 있겠지만, 쓰레기가 당장 눈앞에 보이는가 아닌가의 차이일뿐, 쓰레기는 어떤 식으로든 환경을 망가뜨리고 있다는 사실에는 변함이 없으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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