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5년 1월 19일 월요일

무치시마스 그라시아스




스페인어가 모국어가 아니지만, 스페인어를 유창하게 구사하는 미국인 친구가 있는데, 하루에도 열댓 번씩은 무치시마스 그라시아스를 연발한다.

무치시마스는 "대단히" 정도의 의미일 것이고, 그라시아스는 "고맙습니다"의 미이다근데 문제는 아주 사소한 건에도 늘 무치시마스 그라시아스! 무치시마스 그라시아스! 그러는 것이다. 그 친구 입장에서는 별 생각 없이 그러는 것 같기는 하지만, 내게는 은근히 그게 좀 귀에 거슬린다. 그 친구에게 굳이 말은 안 하지만. 무치시마스 그라시아스를 지나치게 남용하는 느낌이랄까. 뭔가 무치시마스의 어감도 그다지 그렇게 좋지도 않고. 너무 남용한 나머지, 그 문장에 전혀 무게가 느껴지지 않는다는. 별 것 아닌 것에도 무치시마스 그라시아스, 무치시마스 그라시아스인데, 정말로 대단히 고마울 때는 어떻게 사용해야 하는 것인지? 같은 말이라도 평상시처럼 내뱉 듯 하는 게 아니라눈을 똑바로 쳐다보고 분명히 그리고 또박또박 자신의 의사를 전달해야 하는 건지. 감사한 마음을 마음 속에만 담아두고, 그 친구만큼 빈번히 표현하지 못하는 나의 질투심 때문일까? 암튼 외국 친구들과 있으면 너무 사소한 것들까지 다 표현해야 할 때가 많아서 좀 피곤할 때가 있다. 나도 다음에 아무 것도 아닌 것에 무치시마스 그라시아스를 한 번 외쳐봐야겠다.




댓글 없음:

댓글 쓰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