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구상에서 아르헨티나만큼 배가 터지도록 질 좋은 소고기를 먹을 수 있는 곳이 또 있을까? 한 번은 아르헨티나의 라다 틸리라는 곳에서, 어느날 달밤에 여러 친구들과 바깥에서 차가운 공기를 마시며, 맛있게 구워진 아르헨티나의 소고기 아사도를 나누어 먹은 적이 있다. 소고기와 감자, 고구마, 양파 등을 함께 구워서 먹었는데, 먹을 때는 포크나 칼을 이용하지 않고 다소 야만인처럼 무식하게 소리를 쩝쩝 내며 맨손으로 먹었다. 사실 먹을 당시에는 맛있기는 했지만, 정말 최고로 맛있다고 느끼지는 못했다. 그냥 맛있었다는 정도였을 뿐. 그리고 아사도의 문제는 먹을 때는 맛있어서 허겁지겁 먹게 되는데, 다 먹고나서는, 몰려오는 포만감 때문에 다소 부담스러운 측면이 있다. 한국에 있을 때는 스스로가 김치를 그렇게 즐겨먹는 편이라고 생각하지 않았는데, 사실 아사도의 그런 부담스러운 부분을 바로 김치가 채워줄 수 있다. 한편, 자전거로 여행하면 늘 허기가 진다. 아르헨티나를 떠나서 어디선가 굉장히 심심한 길을 달리고 있었고, 역시나 허기가 진 상태였는데, 라다 틸리에서 친구들과 쩝쩝 소리를 내며 맛있게 먹었던 바로 그 아사도가 자꾸 상상이 되고, 그 쩝쩝 소리가 귀에 들려와서, 그렇게 고문일 수가 없었다는. 그런 아사도, 내 평생에 언제 또 다시 한 번 맛볼 수 있을런지...그리고 아르헨티나 친구들은 Fernet이라는 술과 콜라를 섞은 후, 얼음을 넣어 마시는데, 어떤 때는 그 향과 맛도 눈물이 나도록 그립고. 파타고니아처럼 추운 곳에서 정답게 나눠마시곤 했던 마테 차도 그립구나.
댓글 없음:
댓글 쓰기